숨겨진 앨범


옷장 안 손길이 닿지 않던 곳을 뒤지던 마크의 손가락이 낯선 무언가에 스쳤다. 그것을 꺼내자, 사용하지 않는 책 더미 뒤에 먼지 쌓인 오래된 사진 앨범이 숨겨져 있었다. 가죽 표지는 낡았고, 가장자리는 세월의 흔적으로 해져 있었다. 분명 에밀리는 이것을 숨기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마크는 잠시 망설이다가,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확신하지 못한 채 앨범을 열었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자 그의 손은 떨렸다. 사진들은 생생하고 친밀했지만, 모두 낯선 얼굴들이었다. 각 이미지는 그가 결코 일부가 아니었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왜 에밀리는 이것을 그에게 숨겼을까? 그리고 이 사람들은 그녀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앨범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고, 명확성을 찾기 위해—어쩌면 대면하기 위해—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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