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알지 못했던 얼굴들

마크는 앨범을 자세히 볼수록 더욱 불안해졌다. 페이지마다 그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 그가 알지 못하는 장소들이 가득했다. 해변, 공원, 모임 등 그가 참석한 기억이 전혀 없는 곳들이었다. 마치 그의 등 뒤에서 존재했던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한 것 같았다. 이들은 그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친밀하고 익숙하며, 거의 가족처럼 보였다.
그의 모르게 찍힌 사진들을 하나하나 볼 때마다, 그 순간들이 포착될 때마다 그의 속은 뒤틀렸다. 몇몇 사진 뒷면의 날짜는 그와 에밀리가 항상 함께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과 일치했다. 그녀가 이중생활을 해왔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낌새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사진들은 단순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넘어, 비밀스러운 삶의 증거였다. 그가 허락되지 않았던 삶의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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